포괄이민개혁안 '발목 잡히나'…애리조나주 반이민법 제정 후 공화당 저지나서
한인 28만 명을 포함해 미국내 1100만 명의 불법체류자에게 영주권 발급을 허용하는 포괄이민개혁안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애리조나주에서 반이민법인이 제정된 후 추진이 빨라질 것으로 여겨졌던 포괄이민개혁안 상정을 공화당에서 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상원 원내 대표를 맡고 있는 미치 맥코넬(공화.켄터키) 의원은 25일 CNN 및 폭스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에서 마약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실업률은 10%를 넘었다"며 "이민개혁안 이슈를 지금 다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맥코넬 의원은 특히 만일 법안이 상정된다면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맥코넬 의원 외에 조지아주 출신의 삭스비 챔블리스(공화) 의원도 법안 진행을 반대하고 나오고 있어 내달 법안이 상정된다고 해도 진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예언했다. 상원 의회에서는 의원 한 명이라도 법안 진행을 반대하면 심의를 중단해야 한다. 중단된 법안은 의원들이 재심의를 승인할 경우 다시 진행될 수 있으나 그러려면 재심의 투표에서 최소 63표를 얻어야 한다. 따라서 법안이 한 번 중단되면 초당적 협력없이는 다시 진행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이 가운데 상원 공화당 대표인 맥코넬 의원과 챔블리스 의원의 발언은 앞으로 상원에서 포괄이민개혁안을 어떻게 다룰 지를 미리 보여주는 셈이다. 실제로 26일 내용을 공개하기로 예정됐던 포괄적 에너지.기후변화법안은 포괄이민법 개혁안 논의와 충돌하면서 전격 발표가 연기됐다. 이는 라틴아메리카계 유권자를 의식한 민주당 지도부가 기후변화법안보다 포괄이민개혁안 처리에 우선순위를 두려 하자 공화당이 반발하면서 빚어졌다. 앞서 기후변화법안 도입의 핵심 인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민주당이 이민법 개혁안을 우선순위에 둔다면 기후변화법안 처리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두 의원은 조지프 리버먼 무소속 의원과 함께 6개월여 간 기후변화법안 도입을 추진 26일 법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포괄이민개혁안 처리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공화당은 이를 '정치적 술책'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장연화 기자